전우진

2017958021

단잠

기면증은 나에게 큰 오점으로 다가온다. 나의 시간과 생활, 계획했던 모든 것들을 파괴한다. 기면증은 특정할만한 공간이나 시간과 관계없이 수면이라는 발작이 생기는 증상이다. 나는 이 증상을 숨겨왔다. 확실한 증상이 있는데도 병원을 가지 않았다. 받아들이기 싫은 부분이었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는 장애로 보일 것이니까. 누가 나를 깨우는 것도 무섭게 느껴진다. 내가 꾸고 있는 단잠은 달게 곤히 자는 잠이 아닌 단(短) 잠이니까. 현대인들은 각자 병을, 자신이 알거나 알지 못하는 병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의 병을 숨기려고 한다. 치부를 들키지 않으려 하고 나약함을 감추려 한다. 특히 정신적인 질병이라면 더욱 그렇다. 정신적 질병은 대개 주변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질병을 가진 사람들이 감추고 혼자만 갖고 있게 된다면 서로에게 제약을 준다고 생각한다. 나 같은 경우에도 도움을 구하고 싶었다. 하지만 선뜻 이해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내가 아프다고 하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