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찬

2019658027

잠깐만

가끔 정말 인상적인 꿈을 꾼다. 잘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따금 다시 떠오를 때 내용도 모르는 그 꿈이 사무치게 그리워지곤 한다. 꿈의 내용을 좀 더 이어나가고 싶어 다시 억지로 잠에 들어보려고도 해보았지만, 떨어진 꽃잎을 다시 붙일 수는 없듯이 다시 잠에 들지 못했다. 행복하고 좋았던 기억들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나쁜 기억들은 자신이 불행하단 것을 그 때 인지하고 있었기에 선명하지만, 좋은 기억들은 자신이 행복하단 것을 알아차리지 않았기에 뿌옇게 남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따뜻하고 편안했던 그 꿈들도 흐린 안개 속에서 그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더욱 알아내고 싶어지고, 놓치고 싶지 않다. 그 흐린 안개 속에서 내가 느꼈던 황홀감은 무엇이었는지, 어렴풋한 내 기억 속에서 아무 생각 없이 더 지내고 싶은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그 꿈들을 찾아내려 하고, 꿈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으려 한다. “잠깐만, 잠깐만...”하며... 모두가 꿈과 같이 허무하게 사라지는 것들을 붙잡고 싶은 마음을 가진다. 더 잊혀지기 전에 무언가로 남겨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