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수인

2019758003

소리

“무언가를 깨트리는 것은 경계를 부풀리는 새로움을 전해줄 것이다.” 보수동쿨러_0308 시각 매체를 다루는 사진에 대한 프레임은 생각보다 넓지 않다. 프레임을 씌우며 완성되는 사진의 작품은 프레임을 벗어나면 사라지기 마련인가? 틀을 벗어나도 안일하게 존재함은 있을 수 없는 것인가? 액자의 프레임, 매체의 프레임, 품위의 프레임, 기준의 프레임. 모든 것이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기준의 척도는 권력의 정도를 뜻한다. 기준을 쥐고 있다는 것은 권력의 힘을 쥐고 있는 것과 같다. 매체의 기준 또한 같다. 하나의 매체라는 기준이 더 이상 뚜렷하지 않아짐을 우리는 느낀다. 사진 위에 덧칠한 여러 매체는 각기의 특성을 갖춘 각각의 매체로, 놀이로, 교육으로 변화하여 우리의 눈앞에 나타난다. 어쩌면 그것이 지금 우리의 전시와 같은 모습인 것이다. 우리는 모든 순간을 셔터와 같이 안일한 기준 앞에서 망설인다. 경계는 뚜렷할수록 단단한 틀을 만들고, 그 속에서의 변화는 위험을 떠안기기 때문이다. 우리의 귀에 당연한 소리가 누군가에겐 시각의 언어로 다가오고, 누군가에게 당연한 채도는 누군가에겐 낯선 단어의 하나일 뿐이다. 때로는 그 기준이 장난스럽기를, 때로는 그 방법이 냉정하기를, 때로는 그 모습이 아름답기를, 그 프레임에서부터 벗어날 수 있기를 소망한다.